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Greta> 이다. 우리나라에는 <마담 싸이코> 라는 이름으로 들어왔으나, 대체 왜 이렇게 촌스럽고 일차원적인 이름으로 번역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싸이코라는 요소 하나만을 마케팅 요소로 내세웠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리를 해본다. 그러나 영화를 보기 전에도, 보고난 후에도 확실히 원제가 낫다. 포스터도 역시 선글라스를 낀 싸이코를 전면에 내세운 것 보다 영화의 줄거리를 함축하고있는 원제의 포스터가 훨씬 더 이목을 사로잡는다. 포스터만 보고 편견에 사로잡힐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이 영화는 '소름돋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원제 포스터로 글을 시작하겠다. 처음 봤을 땐 다소 난해한 느낌이 들수는 있으나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 '이것이 얼마나 직관적인 포스터였는지'를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색 조화도 참 아름답다. (이래봬도 디자인 전공자다)

영화는 클로이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클로이 때문이다. 클로이의 휴지(huge) 팬인 나는 지난 주, 6월 26일이 문화의 날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갑자기 뻐렁치는 문화생활의 욕구를 느꼈고, 상영작 중 볼만한 것이 있나 찾아보던 중 예고편에서 익숙한 얼굴인 클로이를 발견했다. 당시 심정은 이랬다. '아니 나한테 말도없이 언제 영화를 찍은거야,,,?'

사실 클로이의 인스타그램에서 <Greta>라는 영화를 촬영했으며 곧 개봉된다는 소식을 접하기는 했는데 <마담 싸이코> 라는 한국 저예산 드라마 같은 이름으로 개봉할 줄이야...! 덕분에 놓칠뻔했던 그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다. 보아하니 미국에선 19년 3월 1일에 개봉한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개봉 일자는 19년 6월 26일이다.

나의 들뜸이 보이는가. 영화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포토카드까지 제작, 상영관으로 향하는 길에 한 컷. 사진은 DVD 커버 형식으로 제작된 팬메이드 포스터였다. 좋아하는 스타에 관한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만들고 싶은게 만국 공통인가보다.
이제 각설하고,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아까 전 퇴근 후 지하철에서 책을 읽던 클로이=프랜시스는 내리기 직전,

주인 잃은 가방 하나를 발견한다.

가방 속에 든 주민등록증으로 다음 날 가방 주인을 찾아가는 프랜시스

가방의 주인은 바로 '그레타'라는 여성.

알고보니 그레타는 딸을 유학보낸 뒤 홀로 지내왔으며, 프랜시스는 어릴 적 어머니를 잃은 경험이 있었다.
이후 점차 가까워지는 두 사람.

프랜시스는 현대문물에 약한 그레타를 위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데이트를 하고

같이 길을 걸으며
=데이트를 하며

함께 저녁을 준비한다.
=데이트를 한다

준비가 거의 끝나갈 때 쯤, 그레타의 부탁으로 식탁을 밝힐 촛대를 찾는 프랜시스

우연히 장식장 문을 열게 되는데

그곳엔 놀랍게도 프랜시스가 지하철에서 발견한 녹색 가방 여러개가 들어있다.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프랜시스, 대체 그레타는 어떤 사람일까?
예고편을 보면 더 많은 내용이 나와있지만, 나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딱 여기까지만 알고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여자 두 명이서 영화의 모든 내용을 끌고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인공의 오른팔인 조력 캐릭터 또한 여성이다. 영화의 군데군데 캐치 포인트가 몇 있는데 알고보면 더 재밌는 요소들로 아래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영화의 캐치 포인트
#1. 백합

바람직하진 않지만, 백합은 통상적으로 여성과 여성의 사랑을 나타내는 GL, 레즈비어니즘으로 해석된다.
(백합 주식 보유하신 분들,,,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세요,,,)
#2. 영화 <양들의 침묵> 오마주

유명 영화 <양들의 침묵>을 오마주한 장면이 등장한다.
이 글을 본 당신이라면, 영화를 보다가 어느 한 장면에서 '이 부분이구나,,,!'를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엘리베이터 씬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던 엘리베이터에 대한 생각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포감을 느낄만한 엘리베이터 씬.
이 장면으로 프랜시스에게 감정이입 되어있던 관객이 느끼는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글을 마치며,,,
이 영화는 전형적인 B급 스릴러의 형태를 띄고 있다. 그러므로 보는 이에 따라 완성도가 낮아 아쉽다거나, 줄거리나 연출이 아쉽다는 평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관람 당시 캐릭터들에 집중하게 됐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광적인 모습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도망치려는 발버둥. 그리고 이를 섬세하게 연기하는 배우들. 중요한 것은 악역도, 선한 주인공도 모두 여성이라는 것. 늘 말도 한마디 못 붙이면서 음침하게 여성을 뒤쫓는 변태 남성 사이코가 등장하는 영화에 지치지 않았는가? 주변에 한 번쯤은 일어날 법한, 어찌보면 도시 괴담이라고도 불릴만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Greta>. 오늘 저녁엔 당신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추신: 덫에 제 발로 들어가는 주인공이 답답하다는 당신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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